강추위도 폭설도 녹여낼 뜨끈한 생산현장
작성자 : 다자연식품 윤은숙 대표
“강원 영동지역에는 성탄 전야인 어젯밤부터 오늘 아침까지 50cm가 넘는 폭설이 쏟아졌습니다.” 폭설 소식에 다자연식품 가족들은 출근 걱정부터 앞섭니다. 일 년 중 만두 생산이 가장 집중되는 시기라 생산을 서둘러야 합니다. 더군다나 새해 물품 공급을 일주일 앞둔 이때 폭설이라니! 오늘 현장 직원은 물론 물류 직원들과 사무실 직원들까지 종일 엉덩이 한 번 제대로 붙일 새가 없을 것 같습니다.
아침 9시
전처리 공정은 시작부터 원료와의 전쟁입니다. 돈육 냉장고에서는 그 날 분쇄 작업을 할 돼지고기 400~500kg을 꺼내어 준비합니다. 두부 작업이 끝나면 바로 선별대로 이동해 무말랭이 선별을 위한 준비를 합니다. 많은 양의 원료를 작업하느라 고되지만 더 어렵고 힘든 건 이물입니다. 두 번 보고 세 번 봐도 부족한 것이 이물 관리입니다. 자나 깨나 이물 조심! 전처리 팀의 특명입니다. 그 시각 성형실에서는 전날 청소를 위해 분해한 기계를 조립합니다. 매일 하는 조립이지만 미세한 차이로 만두 속이 터지느냐 마냐가 결정되기도 하고 만두의 전체적인 길이와 피의 무게, 속의 무게도 달라지기 때문에 정교함과 집중력이 필요한 작업입니다.
아침 10시
영동지역 일대 폭설 후 첫 출근이니 제설 장비 공수는 하늘에 별따기! 이때는 그냥 삽질만이 해결책입니다. 급한 오전 업무를 마친 물류와 사무실 직원들은 눈삽으로 무장하고 하나 둘 모여 마당의 눈을 치우기 시작합니다.
아침 11시
성형기에서는 반달 모양을 한 만두가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줄지어 나옵니다. 이 시즌에는 만두가 나오는 속도도 평소의 두 배입니다. 컨베이어 벨트 양쪽에 서서 만두를 동그랗게 접는 직원들의 손이 얼마나 빠른지 보이지 않습니다.
오후 1시
점심 식사 후 찰나의 꿀맛 휴식을 보내고 현장으로 복귀합니다. 오전에 증숙 후 냉각한 만두를 꺼내어 포장합니다. 꽁꽁 얼어 있는 만두를 수작업으로 수천 봉을 포장하다 보면 손끝이 시리고 손목과 어깨가 아파옵니다.
오후 3시
오전 내내 눈을 치우고 들어온 사무실, 그때 울리는 팩스 소리!! 원재료 가격 인상 공문입니다. 최근 부쩍 자주 들어옵니다. 날씨 영향으로 매일 채소 값도 오르는데 연초부터 다른 원료들과 운송비까지 줄줄이 인상될 거라는 소식이 연일 이어져 걱정이 많습니다.
오후 4시
물류 직원들이 오늘 생산된 만두와 다음날 출고할 만두를 교차 정리하느라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합니다. 안전하게 적재하기 위해 박스에 랩핑을 하고 지게차로 이동합니다. 제품 정리가 끝나면 다음 날 사용할 원료 준비가 이어집니다.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된 수백 킬로의 채소들과 밀가루 포대 등 원료들이 줄줄이 작업장으로 이동됩니다.
오후 5시
생산이 끝나면 청소가 시작됩니다. 현장 직원들도 제일 힘들어하는 작업입니다. 기계에 기름기와 잔여물이 남지 않게 각종 도구를 들고 씨름을 해야 합니다. 바닥은 쪼그리고 앉아 수세미로 일일이 문질러야 합니다. 마지막 뜨거운 물로 세척한 후 남은 물기까지 제거하고 나면 온몸엔 땀이 줄줄 흐르고 녹초가 됩니다.
오후 6시
퇴근! 위생모를 벗자 땀에 젖어 축축한 머리카락이 흘러내립니다. 그제야 직원들은 허리 한번 펴고 어깨 한번 돌려봅니다. 오늘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아무런 기술도 없이 무모한 도전으로 시작한 만두 사업은 수많은 시행착오와 어려움을 겪으며 성장해 왔습니다. 얼마 후면 어김없이 돌아오는 17번째 설을 맞이하게 됩니다. 17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함께 나이 들어가는 직원들은 지칠 법도 한데 매일 아침 고된 몸을 이끌고 또 출근합니다. 몸 여기저기엔 파스라는 훈장을 달고서요. 그 이유는 처음 시작하던 날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만두를 찾아주시는 조합원님들을 대신해 설맞이 준비를 끝마쳐야 한다는 마음 때문입니다. 서로의 얼굴은 모를지라도 서로 간의 신뢰를 원동력 삼아 지금까지 묵묵히 어려운 길을 걸어올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다자연식품 가족들은 오늘도 조합원님들의 더 건강하고 맛있는 새해 첫 한 끼를 위해 정성 가득 담은 만두를 만듭니다. 새해에도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