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가공생산지 이야기

SOLD OUT

작성자 : 씨알살림축산 이경우대표

Eat rich, Live long
한가공협동조합 대의원총회와 한살림가공생산연합회 이사회에 참가하러 가는 길에 ‘Eat rich, Live long’이라는 제목의 책을 두 번째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한다.책의 한 페이지에서 다룬 8억 년 전 바다로부터 시작된 생명체인 인류에게 생겨난 ‘소화기제’중에서 포도당이 풍부할 때 혹은 포도당이 부족할 때 작동하는 영양소 감지분자 ‘인슐린’에 관한 이야기. 현재의 인류들에게 친근한 당뇨,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부터 암에 이르기까지 모든 질환의 원인이 인슐린의 조절기능에 있다는 이야기를 다시 보는데 처음 읽을 때보다 공감이 된다. 건강의 가늠자인 인슐린의 조절을 위해서는 지질, 단백질, 탄수화물의 균형 있는 영양 섭취가 가장 중요하다.

한살림운동에서 축산부문은 일반 축산과 어떻게 다르고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가? 우리는 축산물과 육가공품을 통해 건강한 단백질과 지질을 조합원에게 제공한다. 현재 한살림의 축산은 먹이의 안전성 면에서 Non-GMO 원료의 사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수입산 사료를 최대한 지양하고자 국내산 풀 사료, 보리, 미강 등의 사용을 높이는 운동을 하고 있다. 동물용의약품의 오남용을 줄이려 항생제, 성장호르몬제 등의 사용도 철저히 규제한다. 이러한 노력들의 결과로 안전, 안심의 단백질과 좋은 성분의 지방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생산과정에 들어가는 농민들의 노력에 정당한 생산비를 지급하면서 가격은 일반 축산물에 비해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어려운 시기에 가격이 높더라도 생산자, 소비자가 하나되는 한살림의 협동의 힘으로 함께 이겨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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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회의실에 도착하니 실무자들이 동시에 “원고는요?” 하며 인사를 한다. “얼개만 짜 보고 있어요.”라고 답하고는 집에 돌아와서 아들 녀석이 가져다 놓은 술에 얼음 넣어서 한잔하고 늦은 시간에 적어 본다.

지난겨울 눈이 유난히 많이 내린 날 가공생산자 연수를 마친 후 눈길을 뚫고 모여 축산분과 모임을 진행했다. 한축식품, 한들식품, 들판, 씨알살림축산 생산자들이 각자 한우, 소시지, 햄, 닭갈비 등의 풍성한 안줏거리를 내어놓고 눈 내리는 마당에서 한잔하며 흥이 올랐다. 정리하고 거실에 노래방 기계가 있어 자연스럽게 노래가 시작되었다.
한들식품의 최종복 대표, 한축식품의 김종희 대표 ‘모두들 한 노래하네‘라고 생각하고 있을 즈음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우리 총회 때 공연 한 번 할까요? 올해 들어서 부쩍 한살림에서 판매가 부진해지는 상황이니 남성 중창단 이름은 ‘솔드아웃’ 어떨까요?”라는 말에 공연은 시작된 것이다.

선곡과 개사는 한들식품의 최종복 대표님이 맡기로 하고 다른 구성원들도 단톡방에서 의견을 보태며 준비하기로. 며칠 후 노래가 박현빈의 샤방샤방으로 정해지고 최종복 대표가 개사한 악보가 공유되었다. 선농생활의 나영주 과장이 색소폰을, 변성혜 차장이 키보드 연주를 맡기로 하면서 공연이 점점 모양새를 갖춘다. 보령우유의 김상민 팀장, 김명숙 가공품위원장, 최규철 팀장, 박선주 실무자, 석보경 간사로 이루어진 백댄서들도 속속 합류하고 동물모양의 머리띠, 빨간 유니폼도 준비하고. 공연을 며칠 앞두고 이상엽 실무자를 중심으로 씨알살림축산의 컨테이너 연습실에 모여서 목이 쉬어라 연습을 했다.

총회 당일 악기를 세팅하고 이동숙 팀장의 깐깐한 지휘아래 무대 자리배치, 음향테스트와 리허설을 마쳤다. 모두들 떨리는 마음으로 나영주 과장의 색소폰 연주로 공연이 시작되었다. “한축식품, 한들식품, 씨알살림, 선농생활 아주 그냥 죽여줘요~” 한살림 축산분과, 축산팀, 가공팀, 가공품위원회, 가공생산자 모두가 우리의 서툰 공연으로 하나가 되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한살림 모든 생활재의 SOLD OUT을 바라본다.

한살림생산자연합회 한살림농부이야기 2023년 4월호 중 가공이야기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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