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가공생산지 이야기

170년 옹기 외길, 전통예산옹기

 
 
 
 
 
 
작성자 : 전통예산옹기 4대 전수자 황진영 대표

 

안녕하세요? 전통예산옹기 4대 대표 황진영입니다. 전통예산옹기는 4대를 이어온 전통 옹기를 만드는 곳입니다. 고조부님께서 천주교를 믿게 되면서 옹기골로 피신한 것을 계기로 옹기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고 합니다.

전통예산옹기는 부모가 옹기를 만드는 기술과 정신을 자식에게 전수하여 대대로 선조들의 방식으로 전통 옹기를 만듭니다. 나무 뗀 재와 부엽토를 6개월 숙성시킨 천연 유약을 사용하고 직접 채굴한 양질의 점토를 5년 이상 숙성시켜 사용하여 명품 항아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아버지 황충길 명장님은 ‘인생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일이 무엇이냐?‘라는 사람들의 질문에 제가 옹기를 배우겠다고 할 때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선친으로부터 이어온 옹기를 만드는 일은 어렵고 고된 일인 것을 알았기에 내 자식만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셨지만, 본인의 대에서 끝이라는 생각은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아버지께서는 저를 가르치시는 것이 기대되기도 했지만, 너무 어려우셨다고 합니다. 기술이 부족한 제가 고집하는 방식은 무조건 불량이 날 수밖에 없는 엉뚱한 방식이었고, 아버지께서는 하지 말라고 해도 끝까지 해서 실패를 하고 난 후에야 인정하는 저의 모습을 보고 너무 답답하고 속이 상하셔서 안타깝고 힘드셨다고 합니다. 저는 ‘젊은 패기와 고집이다’라고 주장하며 의견은 대립하였지만 결국은 아버지는 자식을 인정하고 자식은 부모님을 존경하며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시간은 힘든 시간이었지만 아버지의 그늘 아래에서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아버지는 나이가 드시고 병이 들어 2023년 3월 19일 저희의 곁을 떠나셨습니다. 본인의 생명이 위독한 상황에서도 ‘급하면 안 된다’, ‘넓게 봐라’, ‘너는 잘할 수 있다’는 전화기 너머의 아버지 마지막 말씀… 지금도 그 말씀을 잊지 않기 위해 늘 가슴에 새기고 다닙니다.

4대 대표가 된 저는 선조들과 아버지께 물려받은 옹기에 대한 사랑, 정직, 성실과 기술을 마음에 담아 더 좋은 옹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4대를 이어온 명장의 기술과 얼에 열정을 담아 대한민국의 최고 명품 옹기를 만들겠습니다. 많은 응원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한살림생산자연합회 한살림농부이야기 2023년 10월호 중 가공이야기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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